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시간의 끝에서 나일의 새벽은 시작되고] - 함승모
    What I read/수필, 기행, 기타 2011. 9. 10. 01:21


    2011년 9월 7일 - 9일 읽다.

    오랫만에 기행 서적을 집어 들었다.
    나일강을 따라 떠나는 이집트 문화기행 책이다.

    기행서적이므로, 지은이의 개인적인 느낌과 감동을 엿볼 수 있었다.
    곳곳에 배치된 사진들이 다소 쌩뚱맞은 위치에 있고
    글의 내용과 사진들이 안 맞는 경우가 많아서
    다소 불편하고 좀, 불친절한 편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불편함을 제외하고는,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집트를 겉만 훑고 온 여행을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는 곳까지 파고들어 세심하게 여행하고
    몸소 이집트를 느끼려는 시도들이 보여서
    제대로 된 이집트를 함께 돌아보고 온 기분이 들었다.

    나일강이라는 이집트의 젖줄을 따라 여행을 한다는 컨셉이
    참 마음에 들었고, 나도 다음에 이집트에 가면
    나일강 루트를 따라 여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일강 남부로 아스완부터 시작해서 북부의 로제타까지
    이르는 그 여정이 아주 잘 짜여진 루트를 보는 듯 했다.
    이런 여행 상품을 만들어도 참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만큼...

    물론, 늘 내 상상속에 존재하던 이집트의 모습과는
    완전 다른 이집트의 이면도 함께 보게 되어서
    어딘가 영원히 내 마음속의 신비로운 영역, 미지의 영역,
    꿈과 환상의 영역, 고대 가장 찬란했던
    그런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남을 것 같던 모습을 한 꺼풀 벗겨낸
    벌거벗고 적나라한 이집트를 본 것 같아서 다소 아쉽기도 하고
    그래도 현실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동하는 이집트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반갑기도 했다.

    어딜가나 외국인 관광객에게 돈 뜯어낼 궁리만 할 것 같은
    이집트 호객꾼들의 모습이 크게 각인되기도 했고
    이집트가면 저런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조심해야겠다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들의 호객행위를 거절하면 서슴치 않고 가운데 손가락을
    들며 욕을 한다고 했다던가...
    그런 모습에도 상처받지 않도록 정신무장을 하고 가야하리라.

    저자가 문화재 보호와 관광객 안전 보호를 이유로
    등반이 불허된 피라미드에 경비의 눈을 피해 몰래 올라가서
    새벽 여명을 맞이하고, 식사하는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운 듯 글을 썼고, 그러한 행동이 아주 자랑스러운 듯
    글을 쓴 부분은 다소 불쾌하긴 했다.
    내려오다 걸려서는 경비에게 돈을 쥐어주고 무마했다는 것도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관광객 안전은 차치하더라도, 문화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그 이유 만으로도 그 결정은 존중받아야 할 결정이고
    그 나라 법을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아니,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해야 할 인류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러한 이집트 정부의 결정은 존중받았어야 했다.
    그래야 후손들도 오래오래 그 피라미드를 볼 수 있게 될 것이고
    인류 문화 유산을 모두가 오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솔선수범해서 지켰여야 할 인류문화유산을
    너무 손쉽게 짓밟은 듯 해서 상당히 불쾌했다.
    외국인들이 몰래 출입금지된 우리 문화유산에 오르고
    잠재적으로 그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 국민들은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단순히 객기였다고 치부하기엔 보는 사람이 민망하고
    불쾌해 지는 부분이었다.

    이집트 경비원도 그렇다.
    조상들이 평생에 걸쳐 이룩해 놓은 찬란한 유산을
    달러 몇 푼에 쉽게 내어주고, 방치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조상들의 유산은 후손들의 돈벌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불쾌한 부분들과 불편한 사진 편집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이집트를 꾸미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는 오빠가 이집트에 2년간 살았었는데
    그 때 이집트 못 가본게 지금 와서야 이렇게 후회될 줄이야...
    정말 이집트! 빠른 시일내에 꼭 가보고 싶다.
    찬란한 고대 문화 유산이 잠들고 있는 그 곳으로...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