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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노사이드] - 다카노 가즈아키
    What I read/소설 2017. 6. 14. 23:43



    2017년 6월 10일 ~ 14일 읽다.



    저녁만 되면 피곤해서 일찍 자지 않았더라면 좀 더 빨리 끝낼 수 있었을 책.

    요즘 아침과 저녁, 이렇게 두 번, 한 시간 이상 산책을 다니느라 밤만 되면 절로 눈이 무거워진다.

    하루 한 번 산책에서 졸지에 두 번씩 나가게 된 레오 녀석만 신이 날 듯.

    하긴, 그 녀석도 피곤한지 집에 있는 동안은 내내 내 책상 아래에서 잠만 잔다.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나온지 시간이 꽤 되었고, 이 책을 동생에게서 빌린게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왜 빌리자마자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몰려온다.

    왜 이토록 재미있는 작품을 빨리 읽지 못했는지......

    (아마 동생은 빌려준 것도 까맣게 잊고 지낼 것 같은데...그냥 내 책장에 고이 모셔둬야겠다. 다음에 또 재탕하게...하하!)


    작가의 아이디어가 정말 빛나는 작품이었다.

    현생 인류를 능가한, 진화한 인류가 나타난다면? 이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인가?

    또한 인간이 어떤 동물인지에 대한 생각도 해 볼 수 있게 해주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현생 인류는 상상하기도 힘든 지성을 지녔을 것으로 추측되는 진화 인류가 의사 소통을 하는 방식이었다.

    말이 단편적이고 1차원적으로 흐르는 형태가 아닌 2차원 이상의 복잡한 형태와 흐름을 보이는 부분.

    어디까지나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했겠지만 그 아이디어가 어찌나 신박하던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전지전능해 보이는 능력들은 당연하게 여겨졌는데, 예측할 수 없었던 부분이 던져주는 효과가 컸다.

    그리고 진화 인류가 살아 남은 미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현생 인류와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될 것인가 부분은 독자의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졌는데 무척이나 궁금해 지는 부분이기도 했고.


    전쟁의 잔혹한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기도 하는 이 작품은 그래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정말 이타적인 인류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일까 하는 의문도 생기고 말이지.


    이야기 전개도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면서 치밀하게 나아가고 있어서 좋았고.

    한국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또한 좋았고.

    끝으로 치달으면서 의외의 놀라운 사실이 하나 튀어나오는데 사실 그 부분은 예상했던 바라서 그 사실을 확인했을 때 김이 샐까 싶었는데,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내 예상이 맞았다는 것에 김이 새는 반응이 아니라 어려운 문제를 풀어 낸 것 같은 희열을 주더라.

    마치 내가 겐토나 정훈과 같은 과학자가 된 기분이랄까.


    한 때 우주의 비밀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던 난, 여기에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을 보고 예전의 나를 돌아보게 되더라.

    예전의 나는 '좋은 과학자'가 될 자세를 갖추고 있었을까.

    어떠한 태도와 소명 의식으로 내가 연구하는 바를 대했을까.

    가지 않은 길이기에 늘 그 길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언젠가 다른 방식으로 그 길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날이 올 거라 기대하고 있긴 한데.

    지금처럼 산다면 그 날이 더디게 오겠지.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근사한 소설을 읽었을 뿐인데, 나는 그 책에서 엉뚱하게도 나를 향한 자기 계발적 메시지를 발견하고 만다.


    Try harder for your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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