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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한 아이들 1, 2] - 김윤수
    What I read/로맨스 2013. 7. 23. 13:16



    2013년 7월 21일 ~ 23일 읽다.


    집에 김윤수 작가의 작품은 제법 있었다.

    오늘까지 읽어낸 위험한 아이들 1, 2권 뿐만 아니라

    달의 구름 비의 바람, 재회 1, 2권, 후궁 상, 하, 불면증까지.

    근데 정작 읽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문득, 뭐라도 읽고 싶단 생각에 책장을 뒤지게 되었는데

    노란색, 연두색의 상큼한 표지의 '위험한 아이들'이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뭐라도 손에 잡히는 대로 읽고 싶어서 시작한 경우엔 조금이라도 빨리 다 읽을 수 있는 책이 만족감도 큰 편이라

    이 책을 골라놓고도 한참을 고민했었다.

    2권짜리 책이라 뭐라도 읽고 싶었던 욕구를 채우기도 전에 재미없는 전개나 지루한 전개에

    2권 내내 질질 끌려다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서.


    하지만 나의 그 걱정은 '기우' 였다.


    재미있었다.

    우울한 기분을 훅 날려줄만큼.

    뭐라도 읽고팠던 욕구를 시원하게 채워줄 만큼.


    잘나가는 성형외과 의사 오빠와 재학 중 사시 패스한 검사 여동생 사이에서

    서울의 중위권 대학 사범대를 다니는 그녀는 그저 평범한 딸일 수 밖에 없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에게 배운 태권도 실력과

    운동으로 다져진 매끈한 몸매, 형제보단 조금 나은 외모가 전부인 그녀.

    임용고시 재수 중인 백수 희원에게 어떤 사립고 조건부 정교사직이 제안되는데.

    계속 임용고시를 본다해도 붙을 자신이 없던 그녀에겐 그 자리를 결코 놓칠 수가 없고

    그리하여 부잣집 문제아들이 득실거리는 상화고의 유일한 여선생으로 가게 되었다.


    학교로 처음 부임해 가던 날, 오토바이를 타고 신나게 달려 나오는 상화고 F4 덕분에

    자동차 범퍼가 나가고 그렇게 조우한 F4, 지상익, 최재서, 박서호, 현지욱.

    전교생이 그녀를 작정하고 괴롭히는 가운데

    재서 만큼은 그녀를 감싸며 다정하고 따뜻하게 대하고,

    그런 재서의 반응에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던 F4 짱 지상익은 

    결국 그녀와 체육관에서 격투기로 한판 붙게 되고...

    (이 장면 너무 멋졌다는!)


    재서의 다가감, 상익의 다가감 뿐만이 아니라

    그런 그들을 향하는 그녀의 마음도 감질났고

    거기다 그녀가 진정한 선생님이 되어가며 감싸안게된 서호와의 얘기들까지

    이야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며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어떻게 보면 크게 굵직굵직한 사건도 없고 있을 법한 얘기들을 풀어놓고 있어서

    호기심이나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하지는 않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을 순 있겠지.

    물론, 6살 차이 나는, 그리고 한 때는 사제 지간이었던 남제자와 여선생간의 사랑이

    현실에서 얼마나 일어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일어난다면 이럴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묘사가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쉽게 몰입할 수도 있었던 것 같고.


    그리고 상익이 읊조리던 얘기 중에 

    시간이 지나면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후회하는 것보다는 나중에 후회하는 편을 택하겠다는 걸 보니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현빈의 대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분명 이 여자랑 결혼하면 후회할 날 올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후회되면 후회되는대로 살겠다고.

    그것이 선택에 대한 대가일 것이고, 사랑하기에 감수해야 할 몫이겠지.


    후회되면 후회대는대로 살 수 있을까.

    그 후회가 사랑을 퇴색시키고 좀먹진 않을까.

    나라면 그 후회를 견뎌내며 살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또한 지금은 어때? 후회되지 않아? 라는 생각도 들고.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 걸 보니 후회가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넌 행복하니?' 라는 질문에 '난 정말 행복해!' 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살면서 한 번도 후회해 본 적 없어?' 라는 질문에

    '난 살면서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라는 답을 할 수 없는 것처럼.


    후회되면 후회되는대로 사는 것.

    살아오던 관성을 따르거나 마음이 충분히 무뎌지면 가능할 거라 생각이 된다.

    하지만 내 삶을, 하나 밖에 없는 내 삶을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를 살아도 피끓는 열정을 갖고 살고 싶고,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사랑받고

    그렇게 일하고 그렇게 꿈을 쟁취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래야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있고, 그래야 '행복'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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