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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빌리지의 열대야] - 손보경What I read/로맨스 2013. 7. 9. 01:13
2013년 7월 8일 읽음.
손보경 작가의 작품은 '몰아애' 가 처음이었고, 이 작품이 두 번째 읽는 작품이었다.
'몰아애'는 소재가 어둡기도 했고, 나름 충격적이기도 해서 취향에 맞지 않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고
사람들이 왜 이 책을 굳이 찾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구하기 어려운 책이었다는 이유와,
흔하지 않은 소재라는 점에서 몰아애를 소장하기로 했다.
이 책의 경우는, 소개글에 끌렸다고 할까.
남주가 풍기는 이미지가 '키다리 아저씨' 같다고 해야 할까.
어려서부터 키다리 아저씨, 빨강 머리 앤 이런 책을 워낙 좋아했던 영향도 컸겠지.
키다리 아저씨 같은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해서 이 책을 선뜻 주문하게 되었던 것 같다.
여주 박마리는 열 여섯에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고, 열 여덟에는 아빠마저 암으로 세상을 등지고 만다.
그녀에게 남겨진 것이라고는 38%의 센트럴빌리지 리조트 지분과
아버지가 혼자 남을 그녀에게 혈육이라고 붙여 놓은 강한나라는 고종 사촌.
강한나는 박마리의 리조트를 야금야금 먹으려는 속셈이었고,
박마리는 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강한나가 손을 잡은 파트너, 남주 조한준은 그저 리조트가 탐내도 괜찮을 물건인지 확인하러 왔다가
당차고 당돌하지만 아직은 어리고 순수한 박마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묘한 호감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떻게 보면 이야기의 결말도 정해져 있고,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도 뻔히 보이는 상황이긴 한데
여주가 마냥 착하지만 않고 나름 독하게 복수하는 면도 있어서 제법 신선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남주의 '매 순간 널 원해' 라는 어찌보면 흔한 대사도 가슴 떨리는 설레임을 안겨줄 수 있는 걸 보면
그 대사가 설렘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치밀하게 안배한 작가의 노력이 있었으니 가능하겠지.
또한 키다리 아저씨의 묘미는 키다리 아저씨의 정체가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지면서
키다리 아저씨를 향한 주디의 마음을 엿보고, 주디를 향한 키다리 아저씨의 사랑을 몰래 지켜보는 게 묘미인데
이 작품은 남주가 너무 일찍부터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다고 해야 하나.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키다리 아저씨 존재를 숨기며 몰래 돕는 그런 위치가 아니라 대놓고 나서는 모양새라서
키다리 아저씨의 '묘미'를 느끼기엔 이 책은 키다리 아저씨라는 '이름'만 빌렸을 뿐,
키다리 아저씨와는 다른 얘기를 하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키다리 아저씨'를 기대하고 책을 보려 한다면 그건 no~
하지만 본문보다 더 좋았던 작가 후기는 본문보다 더 마음에 와닿고 작가를 새로이 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내용 자체는 크게 특이할 만한 소재가 없는 흔한 소재와 줄거리, 흐름을 갖고 있는데
작가 후기를 보고 작가에게 관심이 생기고, 작가의 다른 작품이 기대가 되기도 처음인 것 같다.
작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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