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8 - 26 읽다
책 두 권을 이다지도 오래 동안 잡고 읽을 줄이야.
도미, 은려, 윤월, 아사반, 개로왕, 윤, 소홍, 아사관휘, 보리화, 무령...
그네들의 꼬일대로 꼬여버린 인연과 운명이 너무 서글프기도 하고
가슴시린 엇갈림이 너무도 아파 쉽게 진도가 나가지 못했던 책인 듯 하다.
따스한 마음 한 곁 비치지 않던 서홍이 얄밉기도 했고
늘 어리광 피우듯, 순진하게, 순수하게 살아가는 관휘가 답답하기도 했고
눈물을 잃어버리고 길게 말하는 법을 잃고 꼭꼭 누르기만 하고
자신을 위해 사는 법을 잊었던 윤이 애달프기도 했고
마음놓고 아들을 사랑하지도 못하고
목숨을 빚진 그들을 위해 서홍이만 그러쥐고 살았던 윤월이의
서글픈 모성애도 가슴이 아팠다.
거기에다 도미와 은려의 지난 세월은 더 말해 무엇하랴.
묵묵하게 은려를 지켜보던 아사반의 사랑과 삶이 짧아 안타까웠고
지독한 외로움을 간직한 채 아들을 아들이라 불러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개로왕의 이야기도 악인이라고만 손가락질 하지 못할 것 같다.
짧디 짧은 도미의 이야기에 이토록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 작가가 정말 대단할 따름이다.
그 무한한 상상력이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미소짓게 하는 달콤한 사랑 얘기는 아니었지만
절절한 운명의 굴레 앞에 놓은 인간의 긴 생을 담은 서사시를 보는 듯 해서 좋았다.
그 후 관휘는 서홍이를 완전히 잊었을까...
그 후 윤과 서홍은 행복했을까...결혼했을까...진정 맘놓고 아름답게 사랑하며 살았으려나...
뒷 이야기가 무지하게 궁금해 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