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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아프리카] - 반해What I read/로맨스 2013. 9. 3. 01:43
2013년 8월의 어느 날 ~ 9월 2일 읽다.
언제 시작했는지 기억 나지 않는다.
읽다가 그만 둔 것을 오늘 드디어 끝냈다.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였다는 리뷰들을 접했었다.
하지만 책 소개에서 느꼈던 끌림과 배경이 아프리카라는 것에 소신껏 책을 구매했고
다 읽어낸 지금 드는 생각은 내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 이강묵에게 만년 2등의 꼬리표를 달게 해준 그녀, 서연교.
첫 고등학교 등교 때 강묵이 한 눈에 반했던 그녀가 늘 1등을 하고
그는 늘 2등을 해야만 했던, 그리하여 열등감을 안겨줬던 그녀.
졸업 후 1등이 되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
전쟁 같은 삶을 살아내며 아버지가 일군 그룹의 뉴욕 호텔 이사로 승승장구하던 그.
아버지의 부탁으로, 그리고 비행기 안의 신문에서 언뜻 봤던 그녀가 있는 케냐 나이로비의
호텔 신임 이사로 떠나게 되는 강묵.
자신의 호텔 의무실 담당의이자, 케냐 난민촌 의사인 정형외과의 연교.
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기는 그녀와 티격태격하게 되면서
어느 새 그녀를 향한 마음을 알게 되는 강묵.
"넌 그들을 위해서 살아. 난 너를 위해서 살테니."
그녀가 하는 일마저 사랑하고, 온전히 그녀를 위해서 살겠다고 말하는 그.
어찌 이런 그를 보며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책의 내용은 어찌 보면 그리 신선할 것 없는 내용일 수 있다.
강렬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찌보면 잔잔한 내용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면서
묵묵히 사람들을 돕고 살리는 일을 하는 연교가 아름다워 보여서,
그리고 그런 연교의 마음까지도 품을 줄 아는 넓은 남자 강묵이 있어서,
이 책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게다가 눈 앞에 펼쳐지듯 그려낸 케냐의 모습이 마치 손에 잡힐 듯 생생하여
이국적인 아프리카의 아름다움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아프리카.
드넓은 대지와 넓게 펼쳐진 초원 위를 달리는 야생 동물들이 없더라도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은 곳.
전쟁 같은, 지옥 같은 삶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곳, 아프리카.
여기서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홀홀단신이 되어 그곳으로 떠나
나보다 더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도우면서
그들을 통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란 것이 무엇인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
어디까지나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 행위로 인해 다른 무언가의 보상을 받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아프리카라면 날 아무도 못 찾을 것이고
아프리카라면 드넓은 대지와 자연이 지치고 아픈 나를 잘 보듬어 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연교처럼 의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것이라곤 몸과 조금 배워 아는 지식 뿐인데
이것이라도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언젠가 가진 모든 희망을 잃고 지쳐 쓰러져 버리고 싶을 때
훌훌 홀로 떠나리라, 아프리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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