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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무릇] - 이새인
    What I read/로맨스 2011. 8. 31. 01:42


    2011년 8월 29일 - 31일 읽다.


    형만한 아우는 없다고 했지.
    그리고 늘 속편은 재미가 없기도 했다.

    그런데 이 꽃무릇!!!!!
    떨어지는 꽃, 흐르는 물 이야기의 속편, 또는 2부라고 알고 있었고
    큰 기대를 갖지 않고 그저 이새인 작가의 필력에 
    또 한 번 놀랄 수 있게 되길 소망하며 무심코 집어든 책이었다.

    하! 근데 그런 내 생각을 비웃듯,
    이 책, 정말 강렬한 여운과 감상을 심어주었고
    며칠 간, 아니 아~주 오랜 시간 이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잠못 이루게 될 밤들이 두려워 지게 만든 책이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감정 표현에 당당하고 솔직한 여주인공, 위여원.
    그녀는 떨어지는 꽃, 흐르는 물 이야기의 두 주인공인
    상화와 호연의 딸이다.
    순진하고 청아하면서도 당돌하기까지 한 그녀를 보고 있는 내내
    참 기분이 좋았다.
    그런 그녀이기에 얼음과도 같은 차가운 백염마왕, 하반을
    한 번에 제 것으로 만들고 따뜻하게 녹여내었으리라.

    많은 소설 속의 여인들은 소극적이고
    남성들에게 의존하며 그들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갸냘프고 한 없이 보호해 주고픈 그런 여인으로 그려질 때가 많은데
    여원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여리지만 강하고, 늘 솔직하고 마음을 숨기지 않는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반은 또 어떠한가.
    그의 본색을 보면 누구나 살아남는 이가 없다 할 만큼
    냉정하고 차가우며 고강한 무공을 지닌 그가 아닌가.
    하지만 마음을 내어준 이들에게는 또 한 없이 정을 주는 이 이기도 했다.
    마음 가득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왔던 그이지만
    그 누구보다 듬직한 적련방의 방주였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참고 지키고, 인내할 줄도 알고
    모든 것을 버릴 줄도 아는 그런 이였다.

    여기 나오는 말 중 가장 마음에 와닿는 말이 있다.
    첫 번째가 함인(含忍)
    마음 속에 품고 견딘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좌사우사중언하심(左絲右絲中言下心)
    이는 파자이다.
    왼쪽에 실 사자, 오른쪽에도 실 사자, 중간엔 말 언자, 아래엔 마음 심자,
    그것을 합치면 연(戀)이 된다.
    사모할 연, 사랑한다는 뜻이다.

    이 두가지의 말 모두 하반이 여원에게 몰래 보인
    자신의 마음자락인 것이다.
    어찌나 별 것 아닌 글자들이 마음 속에 쏙쏙 들어와 박히는지...
    참 신기했다. 

    중간에 가슴이 아플만큼 그들에게 시련이 닥치기도 하지만
    그 시련이 있었기에 그들의 사랑이 더욱 빛이 날 수 있었고
    그들의 인연이 더욱 소중하게 엮이는 것이기에
    참 아프게 지켜보면서도 언젠가는 해맑게 웃을 날이 그들에게 오리라
    생각하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달렸었다.

    그들만큼 가슴아픈 사랑을 했던 강율 역시...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그 역시 한 여인에게는 그저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던
    그런 사내였으므로...
    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결코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그들의 뒷 이야기를 좀 더 엿보고 싶었는데
    너무 욕심이었을까.
    생각보다 뒷 이야기가 짧아서 못내 아쉬웠다.

    작가 후기를 보니, 여원의 오라버니, 지엽에 대한 얘기도 구상중이신 것 같던데
    그게 사실이라면 빨리 3부를 보고 싶어졌다.
    지엽 역시 꽃무릇에 잠깐 출연했지만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겨줬기 때문이다.

    왠지 지엽의 사랑은 더 애달프고 더 절절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작가가 지엽의 사랑을 너무 힘들게 만들지 않아주길 바래본다.

    최근 읽었던 '단 하나의 표적'이 가장 강렬한 책이었고
    당분간 그에 필적할 만한 책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근데 여원과 하반의 사랑이라면
    충분히 강욱과 준희의 사랑에 필적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여운을 좀 더 오래 붙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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