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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 탐하다
    What I read/로맨스 2011. 8. 11. 19:51


    2011년 8월 11일 읽다.

    며칠간 제대로 먹은 게 없어서 그랬을까.
    아님 스트레스가 너무 많고 힘들어서 그랬을까.
    도저히 출근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어서 집에서 쉬었다.

    그저 죽은 듯이 누워있을까 하다가
    그냥 누워있자니 잠도 안 오고
    요즘 내 삶의 유일한 안식처와 같은 책을 집어 들었다.

    오늘은 어떤 책을 읽어볼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집어 들었다가
    이내 다시 내려놓았다.
    이문열님의 사색도 아직 덜 읽었는데
    명상록을 집어 들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그럼 사색이나 마저 읽을까 하다가
    날도 덥고 컨디션도 엉망인데 이 책을 읽으면
    문체의 아름다움을 미처 느끼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쉽지만 내려놓고 다른 책을 뒤지기 시작하다가 발견한 와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와우는 달팽이를 의미한다고 했다.
    난 의성어 와우! 인 줄 알고 집어 든건데...

    홍대의 랩터라는 클럽이 주 무대이다.
    아...이 나이 되도록 클럽 한 번 못 가본 내가 어찌나 원망스럽던지...
    조만간 미친 척 하고 클럽한 번 가봐야 겠단 생각을 해봤다.
    근데 같이 갈 만한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 것이 흠이군. 쩝.

    너무나도 당당한 여주인공, 강하니가 마음에 들었다.
    목 늘어진 티셔츠와 청바지, 삼선 슬리퍼에도 당당하고
    주눅들지 않을 수 있는 그 자신감.
    그것이 정말 부러웠다.

    중간중간 그녀가 남주인 이바이스로 인해
    이바이스와 그녀를 바라보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들로 인해
    고통스러워 하고 힘들어하며 자신을 비하하고
    자신을 버리려 하고 자존심마저 내버리려 할 때는
    정말 절절히 공감되는 듯 내 가슴도 아파왔다.

    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다워, 하니야!
    힘내, 하니야! 나도 널 응원하고 있어!
    이 말을 책 속으로 들어가 하니에게 해주고 싶을만큼
    그녀의 고통과 아픔에 내 가슴도 아팠고
    마침내 그녀가 진정한 자신을 찾았을 때에는
    함께 기뻐해 주며 마치 내가 쟁취한 승리인 마냥,
    내가 진정한 나만의 자아를 찾은 양, 기뻤었다.

    이바이스와의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진 것보다
    그녀가 그녀의 진정한 모습을 찾았다는 것이 더 행복했고
    더 공감했던 것을 보면
    난 뼛속 깊이 로맨스 마니아는 아닌가 보다. 하하!

    그냥 수많은 인간 군상들을 들여다 보고 싶고
    그들이 고통과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위로와 위안을 받고 희망과 용기를 얻길 원해서
    굳이 이런 책들을 들쳐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인간은 두 개의 눈으로 각각 다른 것을 본다고.
    한 쪽 눈으로는 자신의 꿈을, 한 쪽 눈으로는 현실을 보게 된다고.
    20대엔 주로 자신의 꿈을 보지만,
    30대 부터는 어느 샌가 꿈을 보는 한 쪽 눈은 감아버리고
    현실을 보는 눈만 뜨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진정한 내 꿈은 무엇인가.
    난 내 꿈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난 내 꿈을 위해 현실을 어떻게 요리해 나가야 할까.
    난 내 꿈을 위해 무엇을 하며 살아 왔는가...

    늘 내 꿈은 무엇이다! 라고 딱부러지게 말하곤 했었다.
    지금도 내 꿈을 쟁취하기 위해 남들은 가지 못하는 길을
    용감하게 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끈질기게 타협을 요구해 오는 현실앞에서
    차츰 무기력해져 가는 내 자신이 보이는 것 같아서...
    이건 아닌데 싶은 것 같아서...
    정말 진지하게 다시 자문해봐야겠다.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냐고...말이다.

    난 감히 이 소설을 흔하디 흔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기 보다
    한 여인의 자아를 찾아가는 그런 감동적인 소설이라고 정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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