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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향기] - 희망이룸
    What I read/로맨스 2015. 2. 10. 21:46




    2015년 2월 10일 읽다.


    이 책, 처음 만나는 작가인데, 어떻게 평해야 할지 참으로 애매하다.

    11살, 12살 어린 아이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따라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이 제법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어린 것들이 하는 얘기들이 너무 어리지 않게 느껴져서,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초반에 몰입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더랬다.

    그래서 보통은 한 번 책 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끝내는 타입인데, 이 책은 한참을 딴 짓하고 돌아와 다시 잡아들고 읽었다.

    그래도 그 작위적인 설정, 어울리지 않는 표현들이 오래 거슬리더랬다.

    이들이 커서 하는 대화도 어려서의 대화와 그리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으나, 적어도 두 주인공이 성장한 이후였고, 그들의 이야기에 제법 설레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법칙처럼 찾아오는 두 주인공의 위기. 

    그 위기는 너무나 뻔하디 뻔한, 흔해 빠진 설정.

    뭐, 그것이 사람사는 일이고, 그런 상황에 가장 논리적으로 일어날 법한 일이라는 건 안다.

    그래서 넣었을 것이고, 그걸 꼬집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참 김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 강지혁의 흔들림 없이 한결같은, 책임감 가득한 그 사랑에 감탄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참 비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들더라.

    12살 때 처음 만난 여자애한테, 그것도 그 여자애의 당돌한 말 한 마디에 반했다니.

    그리고 그 사랑이 한 번도 변함이 없었다니.


    살아가면서 쉽게, 아니 결코 경험할 수 없는 판타지를 선물해 주기 때문에, 대리 만족임에도 그 판타지에 빠져 있는 동안 만큼은 나도 여주인공처럼 행복할 것 같기 때문에 로맨스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만, 책을 손에서 놓으면, 현실 세계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그야말로 100% 판타지라는 사실에 꽤 좌절하기도 한다.

    분명 이 작품을 읽을 때 설레었던 기억도 있고, 너무 가슴아파 운 기억도 있다.

    하지만, 강지혁이라는 사람이 보여주는 사랑이 처음부터 끝까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읽는 내내 머리 속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지금 심정이 애매모호하고 복잡한 것은.

    분명 그들의 사랑에 울고 웃었는데, 그럼에도 머리 속 한 구석에선 끊임없이 "이건 비현실적이야. 이런 사랑이 세상에 어디있어. 말도 안 돼." 이러면서 한발짝 떨어져 그들의 사랑을 지켜 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만큼 그들에게 푹 빠질 공감도가 떨어졌다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강지혁의 말을 빌자면, "뭐, 어떤가."


    어린 시절부터 한서희(여 주인공)를 좋아했고, 외로운 한서희의 든든한 오빠가 되어주겠다는 강지혁.

    그들은 자라 어느 새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고, 어느 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열열히, 절절히 변치않는 사랑을 하는 그들이 점점 나이들어감에 따라, 뻔하디 뻔한 그런 시련이 오고.

    그 시련 때문에 헤어졌다 다시 만나 평생 행복하게 살았다.

    뭐 이런 얘기가 줄거리 되겠다.


    정말, 가슴 아팠던 부분은, 서희의 단짝 친구 나미가 지혁의 엄마에게 지혁이 미국으로 떠난 뒤 하는 얘기였다.

    강지혁의 입을 통해서도, 서희의 입을 통해서도 전해진 말이 아닌, 제 3자인 나미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지혁의 절절한 사랑에 많이 울었더랬다.

    너무 절절해서 비현실적이라 생각했나.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강지혁의 한서희 바라기, 한서희 사랑하기 그것 하나가 참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는 생각 밖에는.


    소장?

    모르겠다.

    초반에는 반드시 방출하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지금은,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아! 그리고 여기에 주요한 장소로 나오는 '서재'

    나도 나만의 '꿈의 서재'를 갖고 싶었는데 여기 묘사되는 모습들을 보니 더 간절해졌다.

    나름 서재로 꾸며놓은 방이 있긴 한데, 책을 다 읽고 책장에 꽂으며 한참을 쳐다 봤지만, 고풍스러운 느낌도, 아늑한 느낌도 없이 삭막한 서재였다.

    이 책을 읽으며, 꿈의 서재를 만들어보겠다는 내 의지에 한 발 더 내딛게 된 것은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나도 그런 서재를 갖고, 서희처럼, 지혁처럼 그 서재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 후기.

    매우 감동적인 또 다른 사랑 이야기가 있더랬다.

    감동적인 나머지 다른 사람에게도 읽어보라고 전해줬을 만큼.

    분명, 또다른 비현실적인 사랑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는 진정성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 감동적인 작가 후기를 보고, 작가에 대한 호감이 더 증가했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하고 싶었던 얘기가 많았나보다.

    이렇게 길게 글을 쓴 적이 없었는데.

    장황한 글인 듯 하여 창피하기도 한데.

    뭐,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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