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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단속옷 1, 2] - 이혜경
    What I read/로맨스 2014. 2. 17. 23:11

    2014년 2월 16일 - 17일 읽다.



    워낙 역사 이야기를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안고 봤다.

    드라마 '이산'은 한 번도 안 봐서 그와 엮으며 상상하며 볼 수는 없었으나

    워낙 정조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진 터라 

    알고 있는 이야기들과 무엇이 어떻게 다를지 많이 기대했더랬다.

    그러나 디테일만 더해졌다뿐, 새로운 이야기가 없어 내심 실망했더랬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역사 (로맨스) 소설이라 함은, 다큐멘터리를 쓰거나 역사책을 쓸 것이 아닌 바에야

    사실과 허구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교묘히 엮어내어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데에 그 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단순 서술'들은

    작가가 참고해 봤다는 논문이나 각종 서적의 문단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들을 받았더랬다.

    이게 소설은 맞는가?

    그런 의문이 여러 번 들었으니.


    오죽했으면 이 책을 혹여 소장하게 되면

    책의 이야기가 감동깊고 두고두고 곁에 두고 주인공들과 숨쉬고 싶어서가 아니라

    작가가 알려주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한번씩 찾아내 들춰보고 싶은,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로서 곁에 두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작가가 단순히 아는 사실들을 짜깁기 한 것이라 그런지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개연성이나 흐름이 없었다.

    예를 들면 이 때는 이 캐릭터들이 이런 명분을 위해 싸우더니

    갑자기 이 캐릭터들의 대의명분이 반대쪽으로 바뀌어 있는 것이다.

    그런 식의, 일관성 없는 흐름이 책에 몰입하는 것을 심각하게 방해했다.


    굳이 명분을 찾지 않는다 해도,

    주인공의 행위에 당위성이 없어, 억지스러워 보인 것도 많았다.

    굳이 이렇게 했어야 했나 싶을 만큼의.

    이런 것들이 부족하면 캐릭터를 이해할 수 없게 되고

    그 역시 이 작품에 심취할 수 없게 만들어주는 장애물일 터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영조의 손자이자, 사도세자의 아들, 이산.

    어려서부터 목숨의 위협을 받고

    이 세자를 지키기 위해 10명의 아이들이 세자의 곁으로 가게 되고

    이 중 5명만이 살아남아 세자와 궁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내게 된다.

    그 중 막내인 연은 사실 여아이지만 이를 숨기고.

    이는 연의 정혼자인 수만 알고 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세손은 연이 여아인 것을 알게 되고

    계속 그녀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게 되고.

    연 역시 세손에게 마음이 향하지만

    자신은 철저히 세손을 지키는 호위무사로 살 것을 다짐하며

    세손에게 닥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살수로 키워지게 되고.


    끊임없이 세손을 해치려는 위협들과 그 속에 조금씩 비치는 이들의 로맨스가 전부인지라,

    계속 되풀이되는 위협이 나중에는 무감각해지기도 하더라.

    절절하다면 절절한 로맨스이겠지만,

    워낙 시련도 많고 답답한 구석이 많은 캐릭터이기도 해서

    그저 휙휙 종이를 넘기며 대강대강 2권을 후딱 읽어버렸다.

    그리하여 사실 놓친 이야기도 제법 되겠지만, 전혀 후회되지 않더라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 책을 소장하게 되면

    참고자료로 가져볼까 하지, 이들의 사랑을 보고자 함이 아니다.

    지금 드는 생각은 이보다 더 훌륭한, 

    정말 제대로 된 참고자료를 갖고, 이는 그냥 방출할까 싶기도 하고.


    역사 소설이라면,

    그것도 실존했던 역사를 갖고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거라면

    단순히 여러 참고자료들을 보고 짜깁기 할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들을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시키고 이해한 다음에

    그 속에서 교묘하게 자신이 상상한 허구들을 엮어내어

    독자들의 허를 찌르고 감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다양한 참고자료를 단순히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한

    참고자료에 더 가까운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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