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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대전 Z] - 맥스 브룩스
    What I read/소설 2013. 6. 30. 14:26



    2013. 6. 28 ~ 29 읽다.


    우선 방대한 책의 두께와 내용에 놀라웠다.

    무엇보다 상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소재를 이토록 실감나게 풀어놓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픽션을 다큐멘터리 논픽션처럼 이끌어나간 작가의 표현 방식이 이 책의 실감도를 높여주는 아주 훌륭한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세계 정세를 아우르는 통찰력에 경이를 표하고 싶다.

    물론, 어디까지나 작가의 사상과 판단에 의존한 것이라 전적으로 작가의 시선이겠지만

    오롯이 작가만의 시선이 아닌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미국이란 나라와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미국인들의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바라보는 시선을 볼 수 있어서 신선했던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보게 된 케이스다.

    이 책을 보게 되니 영화와 책의 다른 점이 확연히 눈에 띄기도 한다.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영화는 책의 소재만 가져다 쓴 '브래드 피트라는 제작자의 상상력의 산물' 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 나오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에서 아주 부분 부분만 차용을 한,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판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좀비에 대한 묘사도 다르고, 소설에서는 좀비의 뇌를 박살내는 방법 외에 좀비를 죽이거나 피할 수 있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았으나, 

    영화에서는 브래드 피트 자신의 상상력으로 좀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창조되지 않았던가.

    좋게 생각하면 영화는 영화대로 즐길 수 있고, 소설은 소설대로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완전히 다른 얘기니까.


    소설은 초지일관 인터뷰 형식을 쓰고 있다.

    세계대전z, 즉 좀비가 창궐한 '대공포'를 살아남은 자들을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그들이 겪은 각기 다른 나라의 다른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로 뭉쳐 이 소설을 구성하고 있다.

    어찌보면 산만한 전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좀비라는 완전한 허구와 상상의 소재를 실감나게 그리고

    독자들이 그 세계 속에 흠뻑 빠지게 하는 데에는 이만한 방법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산만함만 극복할 수 있다면 이 상상속의 좀비 대전을 

    이 책을 통해 정말 실감나고 짜릿하게 이야기 속에서 느껴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 책이 좀 더 현실감을 가질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작가의 각기 다른 나라들에 대한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북한, 일본, 중국, 인도, 이란, 이스라엘, 프랑스, 남아프리카, 쿠바, 러시아 등 무수히 많은 나라들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작가 자신만의 통찰력이 없다면 이런 각기 다른 나라의 다른 에피소드들은 딱 산으로 가기 쉽다.

    하지만, 서로 다른 나라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설득력 있게 다가오고 그럴 법하다 여겨지는 것은

    각 나라 정세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에고 그 통찰력 자체가 꽤나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이 된다.


    3류 싸구려 소설로도 갈 수 있는 어찌보면 B급이라 여겨질 수도 있는 '좀비' 라는 소재를 갖고

    이토록 실감나고 공감되고 섬뜩하면서 짜릿한 경험을 선사해 줄 수 있는 작가의 필력과 통찰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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