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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성연화] - 이서정
    What I read/로맨스 2012. 12. 24. 00:35


    2012년 12월 21일 - 23일 읽다.


    참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다.

    이 작가, 처음 접한 작가인데, 참 글 잘 쓴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 모르지만

    한 번 찾아서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작가의 글 솜씨에 반했다.


    신라가 계림이라 불리던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내물마립간(왕)의 아들이자 태자인 눌지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혹독한 훈육 아래 철저히 왕제로 키워진다.

    고구려의 세력이 강성하던 시기여서,

    계림은 고구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시기였고

    그런 고구려에 질자(인질)를 보내야 할 형편이었다.

    내물마립간은 아들인 눌지가 아닌, '실성'을 질자로 대신 보냈다.

    '실성'은 그 능력으로 태자의 지위를 노리고 있었고

    차기 마립간을 넘보고 있던 야심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마립간의 명령으로 분과 한을 숨긴 채

    고구려에 질자로 가게 된다.

    돌아오면 반드시 복수하리라 다짐하면서.


    어느덧 태자도 장성했고

    실성이 떠나던 날 임신한 실성의 부인은

    '귀아' 라는 딸을 낳게 된다.

    그 '귀아'는 내물마립간에 의해 태자비로 들여지고

    그렇게 태자 눌지와 태자비 귀아는 만나게 된다.


    여기 계림의 월성에 눌지와 귀아가 아닌 또 다른 사랑 이야기가 함께 있다.

    몰래 밖으로 미행을 나갔던 내물마립간의 셋째 아들 미해 왕자는

    길에서 한 눈에 선녀라고 생각되는 아름다운 여자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졸졸 쫓아다니기에 이른다.

    한없이 차가운 '아리'라는 소녀는 어느새 미해와 친구가 되고

    아직 어리기만 한 태자비 귀아와 미해, 아리 이렇게 셋이 자주 어울려 놀곤 했다.


    한없이 평화롭기만 하던 계림에 어느 덧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질자로 갔던 실성이 고구려 부장의 지위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태자비부로서, 계림의 신하로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고구려 사람인마냥, 그렇게 슬슬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어느 새 그는 고구려의 힘을 빌어 눌지의 자리를 가로채 스스로 마립간이 되고 만다.

    그 와중에 아비를 잃은 눌지는 동생 미해마저 왜국의 질자로 빼앗기고

    그러면서 살아남기 위해, 빼앗긴 자리를 되찾고 복수를 하기 위해 살아간다.


    이 월성연화는 분명 사랑 이야기다.

    눌지와 귀아, 미해와 아리 그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커다란 사랑 이야기 속에 수많은 인간 군상을 녹여 냈고

    치열한 정쟁의 소용돌이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이 결코 지루하지도 않을 뿐더러

    매우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을 보는 듯 했다.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고 흐름을 이어가는 것도 좋았고.


    사랑 이야기니까 마냥 아름답고 마냥 행복하게 치장만 하지도 않았다.

    매우 현실감 있게, 있을 법한 일들과 그로 인한 수많은 감정들까지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슬픔도 참 잘 녹여냈다.

    작가가 많이 준비하고 공부해서 쓴 노력도 눈에 여실히 보였고.


    이 책 소장한지 오래되었는데, 이제야 읽었다.

    하지만 이제라도 이렇게 만나서 참 다행이고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두고두고 갖고 있으면서 꺼내어 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눌지와 귀아, 미해와 아리가 보고 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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