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 saw

[007-Skyfall] 을 보다.

한 걸음씩 2012. 10. 29. 19:49

2012년 10월 26일 오후 8시 20분 보다.


007 시리즈는 예전에 숀 코너리가 제임스 본드를 하던 시절부터

지금의 다니엘 크레이그의 스카이폴 작품까지 

2대 제임스 본드 조지 라젠비 작품 하나를 빼곤 다 봤다.

워낙 액션물을 좋아하시는 아빠의 영향이 매우 컸다.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무작정 아빠따라서 본 영화가 007, 제임스 본드였으니까.

티모시 달튼 시리즈까지는 모두 아빠와 함께 봤던 것 같다.


역대 제임스 본드 중 3대 제임스 본드 로저 무어랑 

4대 제임스 본드 티모시 달튼은 

제임스 본드의 옷이 딱 맞게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는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숀 코너리와 피어스 브로스넌, 다니엘 크레이그는

제임스 본드와 아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제임스 본드의 치명적인 매력을 표현해 내기에도 적당했고.


암튼, 특히 육감적인 매력이 뛰어난

다니엘 크레이그의 3번째 007작품, 스카이폴을 봤다.

예전에 MI6로부터 버림받았던

전직 스파이 실바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비밀 요원 리스트가 들어있는 하드 드라이브를 강탈하고

M을 향해 공공연히 그들을 죽이겠노라 선포한다.

M과 제임스 본드는 실바를 처단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고...


이번 시리즈는 화려한 액션 보다는

스토리텔링에 더 치중한 작품이었다.

스파이로서의 고뇌, M의 고뇌를 엿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신선했다 생각이 들었다.

버림받아야만 했던 실바의 고통도 생생하게 와닿아서

그의 악행이 마냥 밉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스카이폴 저택을 공개함으로써

제임스 본드의 신상에 대해서도 뭔가의 한 조각을 엿본 느낌이 들고.


화려한 액션만 난무하기 보다는

이런 진중한 스토리가 무겁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007시리즈를 사랑하고,

오랜 기간 007시리즈를 관통하며 함께 한 사람이라면

이번 스카이폴은 매우 반가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그들이 좀처럼 드러내 보여주려 하지 않는

내면과 이면을 들여다 본 기분이 들어서 반가웠다.

그들에게 한발짝 다가선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랄프 파인즈가

차기 M이 되어서 다시 내 눈을 기쁘게 한다는 것도 매우 반가운 일이고.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랄프 파인즈도 세월의 변화 앞에선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

머리도 좀 더 벗겨진 듯 했고 이젠 중후함을 온 몸에 두르고 있었다.

랄프 파인즈의 007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물론 M이기 때문에 007보다는 비중이 훨씬 적겠지만...


007의 절대적 비호와 걱정을 한 몸에 받으며

실바와 상대해야 했던 M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007같은 부하직원이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다니엘 크레이그 역시 전 시리즈 보다는 세월이 느껴지는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고, 섹시하고 멋있었다.

그 만큼 수트가 잘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밀레니엄 2가 올 해 안으로 개봉한다고 들었는데(헐리웃 버전)

밀레니엄에서 다시 다니엘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스토리가 풍부해서 더 좋았던 007 스카이폴,

다음 시리즈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블루레이가 빨리 나와주면 좋겠다.